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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천하국가란

[공자가 말씀하시었다. 천하국가란 평등하게 다스릴 수도 있는 것이다. 높은 벼슬이나 후한 봉록도 거절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서슬퍼런 칼날조차 밟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용은 능하기 어렵다.] 공영달은 소에서 주희가 한절로 묶어 이것이 다 안회가 능히 중용을 행할 수 있음을 밝히어 중용의 어려움을 피력한 것이라 하였는데 굳이 그렇게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장은 앞 장과는 독립된 것으로 오히려 다음 장의 "강함"의 문제와 연결시켜 보는 것이 옳은 것이다. 그리고 주희는 "천하국가 가균"을 "지"의 덕성으로, "작록가사"를 "인"의 덕성으로, "백인가도"를 "용"의 덕성으로 간주하였는데, 그럴듯한 설이 기는 하나, 꼭 그러한 개념적 틀에 맞추어 구성된 문장이라 보기는 힘들다. 나는 어려서부터 "중..

카테고리 없음 2025.07.13

파르메니데스적 존재의 세계

[성은 물의 끝과 시작이다. 성하지 못하면 물도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성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을 삶의 가장 귀한 덕으로 삼는다.] 자사의 우주는 파르메니데스적 존재의 세계가 아니라, 해라클레이도스적인 생성의 세계이다. 서양에서는 플라톤이 헤라클레이도스를 버리고 파르메니데스를 계승하는 바람에 진정한 생성의 세계가 사라졌다. 생성의 세곌 변화하는 무가치한 허상으로 파악했고,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수용한 이후로는 그것은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는 암혹의 세계가 되고 말았다. 중용의 우주는 모든 존재를 생성으로만 파악한다. 로고스적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생성의 법칙을 자사는 성이라고 불렀다. 이 성은 우주의 법칙인 동시에 인간의 법칙이다. 종교적 진화의 궁극이란 우주의 법칙, 그 자체를 경외심을 가지..

카테고리 없음 2025.07.07

중용의 미래이 불확실성

[지성의 도를 구현한 사람은 세상 일을 그것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알 수가 있다. 국가가 창자 흥하려고 하면 반드시 상서로운 조짐이 나타나며, 국가가 장차 망하려고 하면 반드시 요망스러운 재앙의 싹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런 길흉의 조짐은 산대점이나 거북점에도 드러나고, 관여된 사람들의 사지동작에도 드러나게 마련이다. 하나 복이 장차 이르려고 할 때, 지서의 도를 구현한 자는 그 원인이 되는 좋은 것도 반드시 먼저 날며, 종지 않은 것도 반드시 먼저 알아 계신한다. 그러므로 지성은 하느님과 같다고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용을 종교적인 것으로 보고 귀신장과 관련 지어 말하나, 이것은 대오류이다. 종교나 귀신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투철한 과학정신을 표방하고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예사람들..

카테고리 없음 2025.07.06

천하지성(天下至誠)

[다음으로 힘써야 할 것은 치고의 문제이다. 그것은 소소한 사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지극하게 정성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리하면 소소한 사물마다 모두 성이 있게 된다. 성이 있게 되면 그 사물의 내면의 바른 이치가 구체적으로 형상화된다. 형상화되면 그것은 외부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드러나게 되면 밝아진다. 밝아지면 움직인다. 움직이면 변한다. 변하면 화한다. 오직 천하의 지성이래야 능히 화할 수 있다.] 이 단의 논의도 관계된 고전의 출전을 인용하자면 끝이 없다. 그러나 그것은 대체로 자사 이후에 형성된 논의들이다. 따라서 자사의 언어는 자사 나름대로의 문맥 속에서 소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기차라는 말이 문제 되는데 주희는 앞서 말한 대로 논의를 모두 천도와 인도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이해했..

카테고리 없음 2025.07.05

진기성, 자명성위지성

[오직 천하의 지극한 성이라야 자기의 타고난 성을 온전히 발현할 수 있다. 자기가 타고난 성을 온전히 발현할 수 있게 되어야 타인의 성을 온전히 발현케 할 수가 있다. 타인의 성을 온전히 발현케 할 수 있어야 모든 사물의 성을 온전히 발현케 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의 성을 온전히 발현케 할 수 있어야 천지의 화육을 도울 수 있다. 천지의 화육을 도울 수 있어야 비로소 천과 지와 더불어 온전한 일체가 되는 것이다.] 이것도 역시 자사의 언어에 즉해서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첫 줄의 "진기성"의 "성"은 물론 "자명성위지성"의 "성"을 받은 것이다. "천하"라는 말은 항상 현실적인 인간을 지시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지성"의 "지극함"을 또다시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인..

카테고리 없음 2025.07.04

誠(성)에서부터 明(명)으로 구현

[성에서부터 명으로 구현되어 나아가는 것을 성이라 일컫고, 명에서부터 성으로 구현되어 나아가는 것을 교라고 일컫는다. 성하면 명해지고, 명하면 곧 성해진다.] 중용이 성론에 관해서는 우리의 심오한 사유를 요구할 뿐, 번쇄한 출전과의 관련을 요구하지 않는다. 성론이란 오로지 지사라는 사상가의 독창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관련된 출전은 대부분 그의 영향하에서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그 영향하에서 생겨난 문헌을 가지고 자사를 이해하게 되면 자사의 상상을 축소시키고 범주화시키고 형해화시킬 뿐, 그의 웅혼한 사유를 총체적으로 드러내지 못한다. 사실 자사가 "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은 중용 전체에서도 일부분이다. 우리는 고도의 상상력과 치열한 논리를 가지고 접근해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 한 사..

카테고리 없음 2025.07.03

중용의 곤지면행

[배우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배울 진대 능하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묻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물을 진대 알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생각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생각할진대 결말을 얻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분변 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분별할진대 분명하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행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행할진대 독실하지 못하거든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십시오.] 어려서부터 나의 가슴에 새겨진 중용의 명언이요, 나의 성격과 학문 자세를 결정한 좌우명이란 할 수 있다. "곤지면행"을 다시 한번 강조하신 말씀이라 할 수 있다. 마무리 멘트가 역시 보통사람의 일상생활 원칙으로 ..

카테고리 없음 2025.07.02

誠(성) 그 자체는 하느님의 道(도)입니다

[성 그 자체는 하느님의 도입니다. 성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도입니다. 성 그 자체는 힘쓰지 않아도 들어맞으며, 고민하며 생각하지 않는데도 얻어지며, 마음을 탁 놓고 편안하게 있는데도 도에 들어맞으니 이것이야말로 성인의 경지라 할 수 있지요. 성해지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선을 택하여 굳게 잡고 실천하는 자세이니 보통 사람의 경지라 할 수 있지요.] 여기 "천"을 내가 "하느님"이라고 번역했는데 "천"은 단순히 "천지"의 축약태일 수도 있지만, 그 근원에는 귀신의 의미가 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상제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중원의 사람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디비니티를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문이라는 언어 자체가 명사화된 주어 단위가 명료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느님"은 동학에서 말..

카테고리 없음 2025.07.01

중용에서 "범사"

[모든 일은 사전에 미리 성실한 바탕 위에서 단속하면 확고하게 서고, 미리 단속함이 없이 무방비 상태로 임하면 낭패를 봅니다. 인간의 언어는 미리 잘 생각해 놓으면 차질이 없고, 일도 미리 잘 준비해 놓으면 곤혹스럽지 아니하고, 행동도 미리 방침을 잘 세워놓으면 병폐가 없습니다. 도야말로 미리 갈 곳을 잘 정해놓으면 샛길로 빠져 막다른 골목에 부닥치는 그런 궁색한 일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범사는 앞에서 말한 달도, 달덕, 구경 전체를 받은 말이라는 주희의 해석은 옳다. "예"와 "전정"은 같은 뜻이다. "예"에 관해서는 예기 학기에 재미있는 용례가 있다. "대학의 교육방법에 있어서, 학생들이 오류를 범하기 전에 사전에 조여 금지시키는 것을 예라고 일컫는다." 여기 예라는 것은 범사를 그것이 발견되기..

카테고리 없음 2025.06.30

군주가 자기 몸을 닦으면 도가 바로 선다

[군주가 자기 몸을 닦으면 도가 바르게 서게 됩니다. 현인을 존중하면 도에 관항 미혹함이 사라집니다. 가까운 혈연을 친하게 하면 아버지 항렬의 사람들과 형제들이 모두 원망하지 않습니다. 대신들을 공경하면 관료사회의 제반업무평가에 관하여 현혹됨이 없어집니다. 뭇 신하들을 내 몸과 같이 여기면 관료의 주축인 선비들의 보은의 예가 중후해집니다. 뭇 백성을 내 아들과 같이 여기면 백성들이 서로 권면하여 선에 힘씁니다. 다양한 기술자들이 꼬이게 만들면 재정과 쓰임이 풍요로워집니다. 먼 지방의 사람들까지 화목케 하면 사방에서 귀순하여 인구가 증가하고 국력이 탄탄해집니다. 제후들을 회유하면 천하사람들이 모두 당신의 나라를 외경스럽게 바라볼 것입니다.] 내가 할 말은 번역에 다 담겨 있다. 구경의 효과를 연이어 설파한..

카테고리 없음 2025.06.28